2016년 2월16일(단시간내 왕눈발이 내리다) - 라면을 끓이며 - 김훈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 2015년 문학동네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 책의 내용보다 출판사의 판촉활동이 더 눈에 띄었다. 책의 제목과 맞아떨어진 '라면과 양은 냄비'를 사은품으로 제공한다는 이벤트였다. 이 이벤트로 얼마나 많은 책이 팔려나갔는지 난 모른다. 2015년 무조건 신작을 찾아 읽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도서관에서도 예약해놔야 읽어볼 수 있는 책이었다.1달 넘게 기다린 끝에 도서관에서 이 예약도서를 빌려가라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하도 유명세를 들어서인지 나에게 이 산문집은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않았다. 왠만하면 하루 이틀에 걸쳐 읽어내려갔을텐데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반납기간이 지나 하루만에 허겁지겁 읽어버렸다. 그 이유도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를 신청했는데 구입을 하였는지 첫번째로 책을 대출해가라는 메시지가 왔기 때문이다. 가볍게 읽을 거리지만 묵직한 내용도 중간중간 쓰여 있었다. 책의 앞부분에는 개별성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는데 그 내용은 무엇인지 잊어버리고 말았다. 작가는 자신이 기자였을 때의 글경험이나, 사물이나 사람을 세밀하게 보고 느끼고 그것을 반증할 수 있는 다른 책의 도움까지 빌려 우리에게 전해준다. 잊혀진 남대문 방화사건, 북촌과 남촌이야기, 염전에서 일하는 사람, 수몰되어가고 있는 땅에 끝까지 버티고 살고 있는 어느 할머니의 이야기 등이다. 마지막 페이지에 그는 유신정권시절 김지하 석방이 추운 2월에 있을 때 박경리작가가 손주를 업고 있는 모습을 관찰한 내용은 가슴을 찡하게 했다. 그가 기자생활을 할 때이다. 이때도 그의 관찰력은 남들보다 우위에 있는 것 같다. 참 대단하다.